도시가 발전하면 발전할수록 오래된 건물은 도태되기 마련이지요. 역사와 함께 고색창연하기를 원하지만 결국 사라지는 건물이 한 두 개가 아닙니다. 오늘은 역사와 함께 ‘겨우’ 생존한 Li Chit Street를 소개해 볼까 합니다.
완차이에 위치한 Li Chit Street는 현지인도 잘 모르는 곳이랍니다. 이곳은 홍콩 정부의 보존 프로젝트의 수혜를 입은 곳인데, 1980년대 보존 프로젝트 시작 당시에는 Li Chit Street의 일부 주택 당루(唐樓)가 허름해져서 헐고 새로 지을 계획이었습니다. 하지만 주택의 당루가 제2차 세계 대전 때 있었던 건물이라서 보존은 하되 새로운 벽을 짓고 당루의 모습을 흉내내는 방식으로 보존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전체 건물을 보존해야 한다는 인식이 아마 부족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1994년에 완공한 Li Chit Street는 앞부분만 당루의 모습이고 벽 뒤에는 아무것도 없는 독특한 형태인데요. 정면 모습은 60년대 분위기를 표현했지만 홍콩인들 사이에서 그 시절의 감성을 못 살렸다는 평가가 많다고 합니다. 결국 이 곳은 그저 숨겨진 작은 공원으로, 요즘 세대들이 사진 찍기 좋은 장소로 남았을 뿐입니다.

홍콩 역사의 한 장면을 이런 신박한 형태로 보는 것도 조금은 색다른 경험이겠죠?
Li Chit Street李節街
주소: Li Chit Street, Wan Chai, Hong Kong
교통: Wan Chai역 A3출구 이용, 도보 6분 도착